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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너는 가슴을 따라 살고 있는가 - 01. 프롤로그
    가슴 속 문장 하나 2013. 8. 11. 09:30

     

    생의 비바람 속에 서 있는 사람들, 숨이 막힐 듯 갑갑함을 느끼는 사람들, 세상에 홀로 버려진 듯 외로운 사람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견디기 힘든 사람들, 언젠가는 별이 되고 싶은 조약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 책의 앞 표지에서

     

     

     

    너는 가슴을 따라 살고 있는가
    아픈 시간을 걸어 나와 빛 아래에 우뚝서다. 
    홍영철, 2013, 북스넛 Booksnut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책쇼핑을 갔다 걸려든 책. 시인이 쓴 책이라 더 끌렸고 고흐가 자신의 삶 전부를 걸고 지독하게 승부하는 내용을 읽고 당장에 쇼핑백에 집어 넣었다.  (고흐의 동생 테오가 죽은 형의 주머니에서 발견한 편지에는 "그림들, 나는 그것을 위해 내 목숨을 걸었다. 그로 인해 내 이성까지도 반쯤 망가져버렸다."는 내용이 있었다) 

     

    구입 후 몇일 동안 이사도라 덩컨, 도스토옙스키, 비틀스, 미켈란젤로의 이야기를 어떤 때는 눈에 이슬을 머금으며 어떤 때는 책을 가슴에 덮고 잠깐 감동을 가라앉히며 읽었다. 하지만 당장에 읽어 치우지는 않으리라. 삶 전부를 걸고 마침내 세상에 빛을 던지는 이 예술가들의 승부가 주는 감동을 하루에 몽땅 맛보고 싶지는 않다. 내가 내 삶을 걸고 하는 싸움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마다, 내가 승부에 나태해지고 있다고 느낄 때 마다 한 편씩 읽으면서 나를 다시 곧추 세울 것이다.

     

    나를 정련하는 노력을 더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확실히 느끼는 것 하나가 있다. 위대한 천재가 위대한 것은 그들의 천재성이 아니라 그들의 천재성이 빛나도록 한 지독한 노력이라는 것이다. 발레리나 강수진의 이쁜데는 한 군데도 없이 뒤틀어진 발을 만든 지독한 연습이 그녀를 세계 최고의 발레리나로 만들었다. 누구나 자신만의 천재성을 하나쯤 타고 났다고 믿는다. 그렇지 않다고 믿는다면 내가 나의 꿈을 지지할 수 없기에. 발을 기형으로 만든 강수진만큼 연습하느냐, 조각이 끝난 돌을 빛나게 만들기 위해 가죽으로 600만번을 문지르는 미켈란젤로와 같은 노력을 기울이느냐가 어떤 이를 천재로 만들기도 하고, 이떤 이를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한다고 믿는다.

     

    빈센트 반 고흐의 삶처럼 자신의 당대에는 그런 노력들이 세상의 관심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믿는다. 자신의 삶을 가지지 못하고 남들이 이야기 하는 삶, 남들이 바라는 삶을 사면서 "사는 게 다 그렇지뭐"라는 말을 하는 평범한 우리네와 달리 고흐는 자신의 생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어떤 것은 가지고 눈 감았을 것이라고.

     

    책의 말처럼 너무 아파 눈물이 흐르더라도 무릎 꿇지 말고 나아가자. 미하엘 엔데의 [모모]에서 청소부 할아버지가 한 말처럼 청소해야 할 길이 아득해 보인다면 지금 한 걸음에만 집중하자. 그 한 걸음을 끝내면 또 한 걸음 나아가자. 세월이 흐른 뒤 멈춰서 보면 어느 새 그렇게 아득하게 보이던 그 길 위를 지나고 있을 것이다.

     

     


     

    삶을 변화시킨 것은 창조였다. ... 울컥하게 만드는 노래 하나, 그림 하나, 시 하나가 사람을 변화시킨다. ... 세상이 변해야 내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 

    예술의 위대성이 창조에 있듯이 삶의 위대성도 창조에 있다. 창의적이지 않은 작품이 외면당하는 것처럼 창의적이지 않은 삶은 버림받고 만다. 타인으로부터, 그리고 자신으로부터. 

    청춘의 하루는 보내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것이어야 한다. 가득 찬 하루가 가득 찬 생을 이룬다. 

    창조적 삶은 시련이라는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것이 더 이상 미련이 없는 삶을 가져다준다면 부딪쳐볼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허송 세월이 남기는 것은 후회와 미련뿐이다. 하는 일 없이 헛되이 보낸 수많은 날들 가운데 우리를 행복하게 만족시켰던 날이 단 하루라도 있었던가? 좋은 활은 당기기 힘들고, 무거운 짐을 진 소가 깊은 발자국을 남긴다. 고난은 사람을 키운는 힘이 된다. 

    지혜가 부족해서 실패하는 일은 적으나 성실하지 못해서 실패하는 일은 많다. ... 허기짐이 욕망을 낳고, 욕망이 창조를 낳는다. 굶주려보지 않은 청춘은 결코 창조의 대열에 끼일 수가 없다. 그러므로 춥고 아프고 배고픈 청춘이 더 아름답다. 

    그것이 쉬운 일이라면 아무런 즐거움도 주지 못할 것이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할 것이다. '나'는 그 허름한 '아무나'가 아니라고 믿어야 한다. ...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당당한 자존심이 인간을 빛나고 향기롭게 만든다. 남의 위로나 받고 산다는 것은 소중한 자신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다. ... 생은 머물고 싶어도 머물 수 없는 일방통행 길을 왕복차표도 없이 달려가는 것과 같다. 그 무서운 길을 흐리멍덩하게 지난다는 것은 치욕스러운 노릇이다. 

    예술가들의 독한 극기의 이야기가 생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고독한 영혼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들에게는 가난도 불행도 열등감도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는 데 장애가 될 수 없었다. 그들에게 콤플렉스는 오히려 자신을 이끄는 에너지였다. 

    뒤돌아서지 않는다면 누구나 천리 밖에 이를 것이다. ... 너무 아파 눈물이 흐르더라도 무릎 꿇지 말아야 한다. ... 고난과 시련도 반드시 지칠 때가 올 것이다. 새벽이 오지 않는 밤이 어디 있으며, 마르지 않는 눈물이 어디 있던가? 누구에게나 삶은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천하게 살기에는 너무 길고, 귀하게 살기에는 너무 짧은 것이 삶이다. 

     

    [프롤로그: 더 나은 생을 생각하는 나의 동류에게] 중에서

     

     


     

    눈물이 나더라도
    삶에 무릎 꿇지 마라!


    당당한 자존심으로 스스로의 삶을 명작으로 만든 미켈란젤로, 춥고 아프고 배고픈 방랑 속에 영롱한 시를 유산처럼 남기고 떠난 랭보, 진정으로 가슴이 원하는 삶을 살았던 피카소, 늦깎이로 시작해 10년 동안 그림의 모든 것을 보여준 고흐, 자신의 불행마저 멈추게 만든 작가 카프카, 일생을 바쳐 그리워할 것을 찾았던 버지니아 울프, 별이 되고 싶었던 조약돌 앤디 워홀, 고독과 절망을 위대한 노래로 엮어낸 비틀스, 창조와 재생과 구원을 소망했던 시인 엘리엇 등 20여 명의 예술가들의 혼신을 다한 창조적 삶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삶이 무엇인지 절실하게 묻고 있다.

    책에 등장하는 창조적 인물들은 인생의 방향을 계산하지 않았다. 그들은 예술가이기 이전에 대단한 생의 승부사였다. 모두 ‘누군가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던 영혼들이다. 그야말로 모두 가슴을 따라 살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생의 시련은 곧 에너지였다. 미련을 남기지 않는 삶을 가져다준다면 시련 정도야 부딪쳐볼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그들에게는 가난도 불행도 열등감도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는 데 장애가 될 수 없었다. 시련이 삶을 분발하게 만드는 고마운 스승인 셈이었다. ... 역사 속의 큰사람들은 별종처럼 느닷없이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우리와 똑같이 거칠고 험한 시간을 살아낸 사람들이다. 저자는 그것을 말하기 위해 6년 동안의 방대한 자료 추적을 통해 이 책을 완성했다.

    [출판사 서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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