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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질을 찾아서
    전략과 경영 2016. 11. 27. 20:52


    장식은 본질을 가린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부수적 속성들 사이에서 본질적 속성을 구분해내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그것으로 무엇을 있을까


      [오뎅을 파는 포장마차 한 퀴퉁이에 있는 원두커피 가게]


    작년 10월 중순, 용산전자상가에 있는 선인상가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본 것이다. 토스트와 어묵을 파는 포장마차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원두커피를 팔고 있다. 길거리 포장마차표 원두커피다.  


    [카페 ‘거리에서’의 메뉴판]


    [카페 ‘거리에서’의 재료와 설비]


    원두를 종류별로 담은 유리병, 커피 그라인더, 정량을 지키기 위한 저울, 물을 끓이는 전기포트, 헨드드립 커피주전자, 커피를 내릴 때 쓰는 커피 드리퍼와 커피 서버, 그리고 내린 커피를 담아서 손님에게 내줄 종이컵. 이게 다 였다. 커피머신이나, 테이블, 의자는 당연히 없고 없다. 예쁜 가게 간판이나 벽메뉴판은 A4 용지에 인쇄해서 포장에 붙이는 걸로 대신했다. 그 자리도 포장마차 아주머니께 세들어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하던 것이 잘 안돼 아저씨는 그렇게 커피 장사를 시작했다. 최소한의 것만 갖추고 있는 카페, 카페 거리에서


    카페 ‘거리에서는’ 얀 칩세이스 Jan Chipchase  사이몬 스타인하트 Simon Steinhardt  [관찰의  Hidden in Plain Sight]에서 나온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주유소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저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본 것이지만 필자가 구한 사진과 맞추기 위해 글을 조금 수정했다.)


    무더운 8 동티모르 외곽 주택가당신은 오토바이 택시 뒷자리에 앉아 군데군데 파손된 콘크리트 거리를 덜컹거리며 달린다달리던 오토바이 택시가 갑자기 길가에 멈춘다 옆에는 10  되어 보이는 소녀가 때가 묻은  면티와 낡은 초록색 츄리닝 바지 입고 검은 우산으로 햇빛을 가린채 앉아 있다소년의 앞에는 노란색의 투명한 액체가 담긴 1.5리터 패트병  개가 나무로 만든 둥근의자 위에 놓여있다당신은 이제  주유소에 도착한 것이다주유소의 핵심 구성요소만 갖춘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주유소다.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주유소와 휘발류를 팔고 있는 동티모르의 소녀]

    사진출처: goo.gl/zQjTm8 


    [태국 도심 외곽의 길거리 주유소]


    우리가 일반 주유소를 생각할  당연히 여기던 모든 것이 제거된 상태다남은 것이라고는 고객의 연료탱크보다 약간 높은 자리에 놓인 연료벙과  병에서 탱크로 연료를 옮길 호스그리고 지불한 돈을 챙길 아이뿐이다여기서 하나라도  없앤다면  이상 주유소의 기능을 하기가 불가능할  같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해온 주유소에 대한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인 주유소에 대한 경험은 무엇인가. 가격이 적힌 간판, 커다란 지붕, 네댓개의 주유기, 두세명의 아르바이트생, 사무실, 화장실, 군것질거리를 구비한 편의점에 세차장까지 겸비한 모습을 떠올리는가.  모든 다면적인 요소를 켜켜이 벗겨내고 나면 남는 것은 휘발류 병뿐이다.


    몽골의 울란바토르의 '노상 전화 서비스’도 비슷한 사례다. 선없이 건전지와 SIM카드로 통화할 수 있는 탁상용 집전화기로 전화 통화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통화서비스를 제공한다. 공중전화를 이들이 대신하는 것이다. 추운 겨울에는 노점상이 통화하는 사람을 위해 전화기를 들고 따라 다닌다고 한다. 추위 속에서 전화를 하는 도중 걸어다니면서 몸을 녹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노점상이 집전화기를 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출처: 이글루 블로그 뽀실이스 세상http://fossilis.egloos.com/m/4636297


    [노상 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는 몽골 여성]

    사진출처: 이글루 블로그 뽀실이스 세상http://fossilis.egloos.com/m/4636297 

     

    저자는 다시 묻는다. “이 '나무 탁자위의 ' 발견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것으로 무엇을 있을까?"

     

    우리는 몸담고 있는 세계에 익숙해진다. 익숙해질수록 대상은 점점 배경과 섞인. 한때는 신기해보이던 것이 더 이상 눈길을 끌지 못한다. 단계마다 미리 생각해가면서 수행하던 새로운 일은 기계적인 습관이 된다. 우리는 이상 질문 하지 않는다. 사물이 돌아가는 모습을 당연하게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당연하지 않다고 해도, 그 당연함을 느끼게 만들었던 조건이 오래전에 바뀌었다 해도 말이다.

     

    저자들은 '본질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새로 디자인하는 출발점'이 되며 '핵심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부수적인 요소를 재구성 하는 과정에서 얻게 된다'고 한다. 핵심에 비본질적인 다른 어떤 것이 추가 총체적인 모습이 변화하는 과정을 생각해 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핵심에 대한 이해를 처음부터 다시 쌓아올리게 된.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는 이렇게 기존 제품을 해체해 본질적인 것에 새로운 요소를 쌓아올리는 과정에서 탄생하기도 한다


    [핵심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부수적인 요소를 재구성 하는 과정에서 얻게 된다]

     

    스와치가 그렇다. 시계의 본질은 시간을 알려주는 기계장치다. 스와치는 '신분과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이라는 스위스 시계의 부수적 요소를 버리고 대신 여기에 패션을 더했다. 다른 업체들이 2~3 마다 제품을 스와치는 , 가을 100 개의 신제품을 출시한다. 계절마다 유행을 타는 '패션 악세서리' 만든 것이다. 스와치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시계는 그날의 기분까지 표현해 주는 도구가 되었다.

     

    저자들에 따르면 본질에 대한 이해는 또 동일한 서비스를 선진국부터 개발도상국까지 다양한 시장에 맞게 디자인하는 시작점으로 사용할 수 있다핵심적인 프로세스와 인프라는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면서도 각 시장의 소비자들과 그들의 생활에 맞추어 제공하 것이다.  

     

    그런데 더 근본적인 질문이 떠오른다.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일까? 스마트워치는 시계에서 다른 기능을 더한 것이다. 그런데 시계기능이 스마트와치의 본질일까? 본질이라면 시계기능을 빼서는 안된다. 그런데 시계 기능을 빼면 애플와치는 안팔릴까? 그건 아닐 것이다. 시계는 스마트와치의 본질은 아니다. 


    한편 '둥근의자 위의 '  Philip Kotler 교수가 이야기하는 제품의 개념  Core Product(핵심적 제품) 대한 생각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휘발류는 Tangible Product (Actual Product 실체적 제품)이고 주유기로 휘발류 넣어주는 아르바이트 직원의 서비스나 화장실, 편의점, 세차장은 Augmented Product (확장된 제품)  것이다. Core Product 무엇을 추가해가느냐에 따라 제품의 모습은 계속 확장되고 변모한다. '둥근의자 위의 ' 단순한 이미지를 머리 속에 담아두면 여러 가지 디자인 방향을 탐색하는 일이 훨씬 쉬워진다.



    [Philip Kotler 교수의 제품의 세 가지 차원]



    제품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명확한 디자인 방향도 없이 점점 더 많은 선택 사항을 추가하다 면 '크리핑 피처리즘 creeping featurism'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것은 유용하기보다는 혼란을 유발하는 기능과 특징을 자꾸만 층층이 쌓아올리는 나쁜 버릇을 말한다. MS Office 같은 소프트웨어개발에서 흔히 발견된다. 제품이나 서비스 혁신에 한계에 봉착하면 가끔은 순도 100%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리고 위에 쌓인 것을 해체하고 새로운 것을 쌓아올리는 실험을 해보자.


    [별 도움도 안되는 혼란을 초래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기능추가병 creeping featurism]

     

    참고로, 선인상가 입구 포장마차에서 커피를 팔던 아저씨는 선인상가 안에 1~2평 정도되는 가게를 내셨다. 여전히 커피머신이나 의자나 테이블도 없는 Takeout 가게지만. 잘 되셔서 더 좋은 자리에 큰 가게 얻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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